안녕하세요, 감명세무회계 대표세무사 주명섭입니다.

지난 편에서는 물건도 돈도 오가지 않았는데 세금계산서만 만드는, 없는 거래를 다뤘습니다. 오늘은 조금 다른 경우입니다. 거래는 실제로 있었는데, 세금계산서의 명의나 돈의 흐름을 거래처가 바꾸자고 하는 경우입니다.

  • ① 없는 거래를 만드는 요청
  • ② 명의와 돈의 흐름이 어긋나는 요청 ← 오늘
  • ③ 이미 잘못 끊은 세금계산서를 바로잡는 법

실제 거래가 있으니 괜찮지 않겠냐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상담 현장에서는 이쪽이 오히려 더 자주, 더 무심코 문제가 됩니다.


세금계산서는 네 가지가 일치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저는 대표님들께 네 가지를 한 줄로 맞춰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확인할 것 질문
계약 당사자 누구와 계약했는가
대금 흐름 누구에게 돈을 보냈는가(받았는가)
세금계산서 명의 누구 이름으로 발행되었는가
공급 시기 실제로 언제 물건·용역이 넘어갔는가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과세관청은 "왜 다른가"를 묻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표님이 설명하지 못하면 불이익은 대표님 회사에 돌아옵니다.

세금계산서, 이 네 가지가 한 줄로 맞아야 합니다(계약 당사자·대금 흐름·계산서 명의·공급 시기)

요청 ③ "세금계산서는 저희 다른 사업자 이름으로 나갈 거예요"

OEM 제작을 맡긴 공장에 대금을 보낸 고객께 이런 연락이 왔습니다.

"세금계산서는 이번에 새로 낸 다른 사업자 명의로 발행해 드릴게요."

계약도 그 공장과 했고, 돈도 그 공장 계좌로 보냈는데, 세금계산서만 최근에 새로 생긴 다른 사업자 이름으로 나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동의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돈을 받은 사람과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람이 다르다면, 상대방이 매출을 여러 사업자로 쪼개 세금을 줄이려는 구조일 가능성이 큽니다. 대표님은 의도와 상관없이 그 분산에 협조한 셈이 됩니다.

"대금은 A에게 보냈는데 세금계산서는 B가 발행했다"는 흐름은 세무조사에서 가장 쉽게 드러나는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그리고 그 불이익은 받은 쪽에도 옵니다.

  • 매입세액 불공제: 실제 공급자와 명의가 다른 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로 보아 공제가 부인될 수 있습니다.
  • 입증 책임: 명의가 다르다는 사실을 몰랐고 몰랐던 데 과실도 없다는 점, 즉 선의의 거래당사자였다는 점을 대표님이 스스로 입증해야 공제를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처럼 미리 연락을 받고 동의했다면, 몰랐다는 주장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요청 ④ "계산서는 필요 없고, 개인 계좌로 보내주세요"

반대 방향의 요청도 많습니다.

한 법인은 정상적으로 세금계산서를 받고 물건을 매입했는데, 이를 사 가는 매출 거래처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금계산서는 안 끊으셔도 되고, 대표님 개인 계좌로 보내드릴게요."

실제로 공급했다면 세금계산서는 발행해야 합니다. 금액이 작다는 이유로 면제되는 예외는 없습니다.

거래처 말을 따르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 미발급 가산세: 발급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공급가액의 2% 가산세 대상입니다.
  • 이상 신호: 매입만 있고 매출이 없는 장부는 그 자체로 과세관청의 분석에 걸리기 쉽습니다.
  • 근거 없는 입금: 세금계산서 없이 법인 계좌로 돈만 들어오면, 회계처리할 근거가 없어 오히려 더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 개인 계좌 수령: 대표 개인 계좌로 받으면 매출 누락과 가지급금 문제가 한꺼번에 생깁니다.

거래처가 세금계산서를 원하지 않는 이유는 대개 자기 쪽 부가세 부담을 피하려는 것입니다. 그 10%를 아껴주려다 대표님 회사가 떠안는 위험이 지나치게 큽니다.

반대로, 공급자가 세금계산서를 안 끊어준다면

대표님이 사는 쪽인데 판매자가 세금계산서 발급을 거부하거나 연락이 끊겼다면, 포기하지 마십시오. 거래 사실을 입증할 자료(계약서, 송금 내역, 납품 확인서 등)를 갖춰 관할 세무서에 거래사실 확인을 신청하면 매입자가 직접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신청 기한과 금액 요건이 있으니, 문제가 생긴 즉시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돈을 아직 못 줬어도, 받았어도 기준은 '공급한 날'입니다

세금계산서를 돈의 흐름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기준은 원칙적으로 실제 공급 시기입니다.

  • 대금이 늦어질 때: 통장 잔고가 부족해 대금을 아직 못 줬다며 세금계산서를 미뤄도 되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세금계산서는 실제로 공급받은 만큼 발행하는 것이고, 대금 지급은 별개의 채권·채무 문제입니다. 외상이라도 공급받은 대로 발행하는 것이 맞습니다.
  • 대금을 먼저 받을 때: 법인 자산을 팔면서 대금을 여러 번 나누어 미리 받던 회사도 있었습니다. 이 경우에도 원칙은 소유권이 실제로 넘어가는 시점(부동산이면 등기 시점)입니다. 다만 계약이 대가를 나누어 받기로 한 중간지급조건부 구조라면, 각 대가를 받기로 한 때가 공급시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서의 지급 조건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돈이 들어온 날, 나간 날에 맞춰 임의로 앞당기거나 미루면 공급시기 오류로 지적될 수 있습니다.


믿고 받았을 뿐인데 소명 요구가 왔다면

마지막으로, 대표님이 피해자인 경우입니다.

거래하던 용역업체가 부가세를 내지 않으면서 여러 곳에 가공 세금계산서를 발행했고, 그 세금계산서를 받은 사업자들에게 국세청 소명 요구가 날아온 사례가 여러 건 있었습니다.

이럴 때 저는 이렇게 대응하시라고 권합니다.

  1. 사실관계부터 정리하기: 실제로 용역을 받았는지, 대금을 누구 계좌로 보냈는지, 되돌려받은 돈은 없는지 먼저 정리합니다.
  2. 객관적 자료 확보하기: 상대방이 형사처벌을 받았다면 판결문을 확보해 사실관계가 어떻게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우리 회사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명확하면 가장 강력한 소명자료가 됩니다.
  3. 습관적으로 세금부터 내지 않기: 소액이라며 확인 없이 세금부터 내버리는 대표님이 많습니다. 이것이 오히려 사실을 인정한 것처럼 보여 다음 소명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4. 기한 연장은 신중하게: 무작정 기한 연장부터 요청하기보다, 핵심 자료를 빨리 확보해 정공법으로 소명하는 편이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단, 한 가지는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실제로는 대가를 되돌려받는 등 알고 참여한 정황이 있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때는 소명의 방향부터 다시 잡아야 하므로, 사실관계를 대리인에게 숨김없이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


마치며

오늘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계약 당사자, 대금 흐름, 세금계산서 명의, 공급 시기가 한 줄로 맞아야 합니다.
  2. 다른 명의로 발행하겠다는 요청에 동의하는 순간, 선의의 거래당사자라는 방어가 어려워집니다.
  3. 실제로 공급했다면 거래처가 원하지 않아도, 대금이 늦어져도 공급 사실대로 발행합니다.
  4. 믿고 받은 세금계산서로 소명 요구를 받았다면, 사실관계와 판결문부터 확보합니다.

마지막 편에서는 이미 잘못 끊은 세금계산서를 다룹니다. "예전에 많이 끊은 거, 이번 거래에서 마이너스로 퉁치자"는 요청이 왜 위험한지, 원칙적인 수정 방법과 현실적인 선택지는 무엇인지, 그리고 거래처와의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원칙을 지키는 방법까지 정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