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하다 보면 이 질문이 꼭 나옵니다.

"국세청이 제 카드 쓴 걸 다 보나요?"

그리고 이어지는 반응은 둘 중 하나입니다. "다 본다던데요" 하시며 지나치게 겁을 내시거나, "설마 그것까지 보겠어요" 하시며 지나치게 편하게 생각하시거나.

둘 다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확하지 않은 감으로 판단하시는 게 실제로 손해를 만듭니다. 겁이 나서 정당한 비용까지 빼고 신고하시거나, 반대로 안 걸릴 거라 생각해서 쓰시다가 몇 년 치를 한꺼번에 추징당하시거나요.

오늘은 국세청이 실제로 보는 것과 보지 못하는 것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보지 못한다고 해서 안전한 게 아닌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오히려 이쪽이 중요합니다.


1. 국세청 화면에 실제로 뜨는 것

개인사업자는 홈택스에 본인 명의 카드를 사업용신용카드로 등록하실 수 있습니다. 등록해 두면 국세청이 카드사로부터 사용내역을 받아 정리해 줍니다. 부가세 신고할 때 매입 자료를 일일이 모으지 않아도 되니 실무상 편합니다.

등록하면 조회 화면에 이런 항목이 뜹니다.

  • 가맹점 상호와 사업자등록번호
  • 가맹점 업종
  • 승인 일자와 금액
  • 공급가액 · 부가세 · 합계
  • 매입세액 공제 / 불공제 구분

여기까지가 국세청이 카드 결제 한 건에 대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정보입니다.


2. 그런데 "무엇을 샀는지"는 안 보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놀라십니다. 카드 결제 정보만으로는 품목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마트에서 15만 원을 결제하셨다면, 국세청 화면에는 "○○마트 / 종합소매 / 15만 원"까지만 찍힙니다. 그 안에 사무용품이 들었는지 주말 장바구니가 들었는지는 그 자료만으로는 구분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결론을 내리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럼 업종만 괜찮으면 되는 거네."

아닙니다. 그리고 이게 오늘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3. 품목을 몰라도 걸러지는 네 가지

국세청은 품목을 보는 방식으로 일하지 않습니다. 패턴으로 봅니다.

하나, 업종코드가 이미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 유흥주점, 골프장, 면세점, 학원, 병원, 애견용품, 예식장. 이런 업종은 사업 관련성을 설명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품목을 몰라도 업종 하나로 소명 대상이 됩니다.

둘, 시간과 장소에 패턴이 남습니다. 주말과 공휴일 사용, 사업장에서 멀리 떨어진 자택 인근에서의 반복 결제, 휴업 기간 중 결제, 해외 체류 기간과 겹치는 국내 결제. 개별 건은 설명이 되어도 1년 치를 모아 놓으면 모양이 보입니다.

셋, 동종업계와 비교됩니다. 국세청은 같은 업종·비슷한 매출 규모 사업자들의 신고 내용을 비교 분석합니다. 매출은 비슷한데 복리후생비나 접대비 비율이 유독 높으면 그 자체가 선정 사유가 됩니다. 본인 기준으로는 "조금 더 쓴 것"이 통계에서는 튀는 값이 됩니다.

넷, 조사는 카드만 보지 않습니다. 계좌 흐름, 거래처 확인, 직원 진술이 같이 들어옵니다. 카드 내역은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닙니다.


4. 소명 요구가 오면, 설명할 사람은 대표님입니다

이 부분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국세청이 "이 지출이 사적 사용으로 의심된다"고 하면, 그게 업무 관련이라는 것을 설명하실 분은 대표님입니다. 국세청이 사적 사용임을 먼저 완벽히 증명해야 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갈리는 지점은 "국세청이 아느냐 모르느냐"가 아니라 "물어봤을 때 답할 자료가 있느냐"입니다.

거래처 식사였다면 누구와 만났는지, 출장이었다면 어디를 왜 갔는지, 비품이었다면 어디에 쓰고 있는지. 이게 남아 있으면 끝나는 얘기가, 없으면 부인당할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이 자료는 3~5년 뒤에 만들 수 없습니다. 조사는 보통 몇 년 치를 한꺼번에 봅니다. 그때 가서 기억으로 복원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큰 금액의 카드매입이 있는 경우 사업관련 증빙을 보관해두시도록 안내드립니다.


5. 부가세는 안 되는데 법인세는 되는 것, 그 반대인 것

카드로 결제했다고 다 같은 게 아닙니다. 여기서도 오해가 많습니다.

지출 부가세 매입세액공제 법인세·소득세 비용
거래처 접대·선물 불공제 한도 내 인정
비영업용 소형승용차 구입·유지 불공제 한도 내 인정
면세사업 관련 매입 불공제 인정
대표 가족 생활비·학원비 불공제 부인
사무용품·사업장 임차료 공제 인정

접대비가 대표적입니다. 거래처와 식사하고 카드로 결제하셨다면, 부가세는 공제가 안 되지만 법인세·소득세에서는 한도 안에서 비용으로 인정됩니다. 그래서 증빙은 반드시 챙기셔야 합니다. 부가세에서 안 된다고 버리시면 안 됩니다.

반대로 가족 생활비는 양쪽 다 안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진짜 문제가 시작됩니다.


6. 법인카드 사적 사용의 진짜 비용

개인사업자와 법인은 여기서 결과가 크게 다릅니다.

법인카드로 사적인 지출을 하셨다가 조사에서 걸리면 세금이 세 겹으로 붙습니다.

  1. 법인 비용에서 빠집니다 → 법인세 추징
  2. 그 돈은 대표님이 가져간 것으로 봅니다 → 대표자 상여로 소득처분 → 대표님 근로소득세
  3. 여기에 가산세가 얹힙니다

3,000만 원이 적출된 경우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법인세율 19% 구간, 대표님 근로소득 한계세율 35% 구간을 가정했습니다.

항목 금액
법인세 + 지방소득세 627만 원
대표자 상여에 따른 근로소득세(지방 포함) 1,155만 원
건강보험료(근로자 부담분) 108만 원
법인세 가산세(과소신고 10% + 납부지연 1년) 약 113만 원
합계 약 2,003만 원

3,000만 원 쓰고 2,000만 원을 돌려놓는 셈입니다. 약 67%입니다.

여기에 소득이 늘면서 건강보험료 정산분이 따라오고, 조사가 여러 해를 한꺼번에 보면 이 금액이 연도별로 곱해집니다.

법인카드 사적 사용이 적출되면 — 세금이 세 겹으로 붙습니다

7. To do list

  • 사업용카드를 등록하셨습니까. 개인사업자라면 홈택스에 등록해 두시는 게 실무상 유리합니다. 누락 없이 자료가 모입니다.
  • 사업용 카드와 개인 카드를 물리적으로 분리하셨습니까. 이것만 해도 소명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 금액이 큰 지출에 메모를 남기고 계십니까. 누구와, 왜.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3년 뒤의 대표님을 위한 기록입니다.
  • 접대비 증빙을 부가세 안 된다고 버리고 계시지 않습니까.
  • 복리후생비·접대비 비율이 동종업계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까. 이건 기장 세무사에게 물어보시면 바로 답이 나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국세청이 품목까지 보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품목을 몰라도 물어볼 수는 있고, 물어보면 답할 사람은 대표님입니다.

그러니 "어디까지 보이나"를 계산하실 게 아니라, "물어보면 설명할 수 있나"로 기준을 바꾸시는 게 맞습니다. 그 기준으로 정리해 두시면 조사가 나와도 길게 가지 않습니다.


카드 정리가 안 되어 있으시다면

위 다섯 가지 중 "물어보면 설명할 수 있나"에 자신 있게 답이 안 나오는 항목이 있으시다면, 지금이 정리할 때입니다. 조사가 나온 뒤에 만드는 자료는 힘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