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감명세무회계 대표세무사 주명섭입니다.

세금계산서 관련 상담을 받아보면 신고 방법을 묻는 질문보다 이런 질문이 훨씬 많았습니다.

"거래처에서 이렇게 끊어달라는데, 해줘도 되나요?"

대표님이 먼저 편법을 쓰려는 경우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대부분은 거래처의 요청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세금계산서 이야기를 세 편으로 나누어 정리하려 합니다.

  • ① 없는 거래를 만드는 요청 ← 오늘
  • ② 명의와 돈의 흐름이 어긋나는 요청
  • ③ 이미 잘못 끊은 세금계산서를 바로잡는 법

세금계산서가 문제 되면, 제재는 세 겹으로 옵니다

세금계산서는 실제로 누가, 누구에게, 언제, 얼마의 재화·용역을 공급했는지 그대로 적는 서류입니다. 그런데 물건도 돈도 오가지 않았는데 세금계산서만 주고받으면, 그 대가는 한 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1. 가산세: 재화·용역의 공급 없이 주고받은 세금계산서는 공급가액의 3% 가산세 대상입니다.
  2. 매입세액 불공제: 받은 쪽은 그 세금계산서의 부가세를 공제받지 못하고, 이미 공제받았다면 추징됩니다. 비용으로 처리한 금액도 부인되어 법인세·소득세가 함께 늘어납니다.
  3. 형사처벌: 조세범처벌법은 재화나 용역의 공급 없이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받은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부가세액의 3배 이하 벌금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금액이 매우 크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으로 가중처벌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주는 쪽과 받는 쪽이 함께 걸린다는 것입니다. "거래처가 부탁해서 해줬을 뿐"이라는 사정은 법적으로 면책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거래 없는 세금계산서, 제재는 세 겹으로 옵니다(가산세·공제 부인·형사처벌)

요청 ① "필요한 만큼 매입 계산서만 맞춰드릴게요"

소매업을 하시는 고객께서 거래하는 대형 공급업체 영업사원에게 이런 제안을 받았습니다.

"물건 안 받으셔도 되고, 돈도 안 주셔도 됩니다. 필요하신 만큼 매입 세금계산서만 발급해 드릴게요."

고객께서는 예전에 제가 "매입자료를 잘 챙기셔야 세금이 줄어든다"고 말씀드린 것이 떠올라, 혹시 그런 취지인지 확인 전화를 주셨습니다.

저는 절대 응하시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매입자료를 챙기라"는 말은 실제로 산 물건의 증빙을 빠뜨리지 말라는 뜻이지, 없는 거래를 만들라는 뜻이 아닙니다.

게다가 이런 제안은 대부분 영업사원 개인의 실적을 위한 것입니다. 대형 공급업체는 정기적으로 세무조사를 받고, 회사 내부에서도 실물 없는 매출을 점검합니다. 영업사원의 실적 부풀리기가 드러나는 순간, 그 세금계산서를 받은 거래처 목록은 그대로 과세관청의 확인 대상이 됩니다.

정당한 방법은 따로 있습니다

결산을 앞두고 세금을 줄이고 싶으시다면, 어차피 필요한 재고를 실제로 앞당겨 매입하는 것은 합법적인 방법입니다. 물건이 들어오고, 대금이 나가고, 그 사실대로 세금계산서를 받는 것입니다.

두 방법의 차이는 단 하나입니다. 물건과 돈이 실제로 움직였느냐. 이것이 절세와 범죄를 가르는 선입니다.


요청 ② "연말 실적 때문에, 물건은 나중에 드리고 계산서만 먼저요"

거래처 영업부 담당자가 연말 실적을 맞추려고 이런 요청을 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물건은 저희가 창고에 보관하다가 필요하실 때 보내드릴게요. 세금계산서만 올해 안에 먼저 받아주세요."

고객께서는 "금액을 좀 줄이면 괜찮지 않겠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금액을 줄여도 성격은 바뀌지 않습니다. 재화가 공급되지 않은 시점에 발급한 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입니다.

그래서 저는 말로 설득하기보다 숫자로 비교해 드렸습니다. 예상 거래 규모를 기준으로 문제가 되면 추징될 세액이 수백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이 요청을 들어줘서 고객 회사가 얻는 이익은 사실상 없었습니다. 거래처의 실적을 위해 우리 회사가 위험만 떠안는 구조였던 것입니다.

특히 이런 연말 재고 밀어내기는 대기업 세무조사에서 자주 살펴보는 항목입니다. 거래처가 조사를 받으면 그 세금계산서를 받은 협력업체, 즉 대표님 회사의 매입 내역도 함께 확인 대상이 됩니다. 거래처의 조사가 대표님 회사의 조사로 번지는 것입니다.


"금액이 작으면 처벌까지는 안 간다"는 말에 대하여

거래처와 세금계산서 문제로 다투던 한 대표님이, 다른 곳에서 이런 답을 들었다며 확인을 요청하셨습니다.

"과세기간별 금액이 일정 기준 미만이면 조세범 처벌까지는 안 갈 것 같습니다."

실무에서 과세관청이 사건을 고발까지 검토할지 판단할 때 금액 규모를 중요하게 보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법률에 "이 금액 미만이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조항은 없습니다. 처벌 규정은 금액과 관계없이 존재하고, 고발 여부는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관계와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처벌 안 될 가능성이 있다"는 답은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습니다. 리스크 관리는 가능성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세액과 대응을 미리 계산해 두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업계에서 다 그렇게 한다"는 말도 방패가 되지 못합니다

하도급 구조에서 일하는 한 법인은 계약금액과 실제 지급액의 차이를 현금으로 되돌려받는 관행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실제 거래보다 부풀려진 매입 세금계산서가 쌓였습니다.

외부 제보로 시작된 세무조사는 세금 추징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사건은 검찰 단계까지 넘어갔고, 해당 회사의 대표님은 벌금형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대표님은 여러 번 "이 업계에서는 다 그렇게 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말은 처벌을 막아주지 못했습니다.

제가 드린 조언은 두 가지였습니다.

  • 과거는 정리하고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기: 이미 과세된 항목을 기준으로 내부 거래 방식을 고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 앞으로의 거래는 실제 대로 바꾸기: 계약금액, 지급금액, 세금계산서 금액이 일치하도록 거래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세금계산서 범죄는 서류 한 장으로 너무 쉽게 저질러지는 반면, 처벌은 무겁다는 점이 가장 무섭습니다.


마치며

오늘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물건과 돈이 실제로 움직이지 않은 세금계산서는 금액이 작아도 주고받으면 안 됩니다.
  2. 거래처의 실적을 위한 선발행 요청은 우리 회사가 위험만 떠안는 거래입니다.
  3. "금액이 작으면 괜찮다", "업계 관행이다"는 법이 보장하는 기준이 아닙니다.
  4. 세금을 줄이고 싶다면 실제 필요한 매입을 앞당기는 것이 정당한 방법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거래는 실제로 있었지만 명의와 돈의 흐름이 어긋나는 요청을 다룹니다. "세금계산서는 다른 사업자 이름으로 나갈 거예요", "계산서 없이 개인 계좌로 보내주세요" 같은 요청입니다. 이런 요청이 왜 대표님 회사를 위험하게 만드는지, 이미 받은 세금계산서 때문에 소명 요구가 왔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