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인 대표님들을 만나 뵙다 보면, 사업 확장을 위해 별도 법인을 설립하거나 가족 명의의 사업장을 운영하며 거래를 주고받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대표님, 계열사끼리 거래한 건데 뭐가 문제인가요?"라는 질문을 미팅 현장에서 참 많이 듣습니다.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거래 조건이 제3자와의 거래와 현저히 다르거나, 실질이 없는 거래를 형식만 갖춰 진행했을 때 과세관청은 이를 '부당행위'로 보고 세금을 다시 계산합니다.

오늘은 대표님들이 놓치기 쉬운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핵심 리스크를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1. 부당행위계산 부인, 핵심은 '시가'입니다

부당행위계산 부인이란, 법인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를 통해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과세관청이 그 거래를 '세법상 시가' 기준으로 재계산하여 과세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거래 자체는 인정하되, 세금 계산은 시가로 다시 하겠다"는 뜻입니다.

과세관청은 해당 거래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제3자 거래 가액을 시가로 봅니다. 만약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이가 30% 이상이거나 차액이 3억 원 이상인 경우(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그 차액만큼 법인의 소득으로 보아 법인세를 추징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 금액은 대개 대표이사나 주주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아 '상여'나 '배당'으로 처분되므로, 대표님 개인의 소득세까지 수억 원이 한꺼번에 고지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합니다.

계약서와 장부를 돋보기로 살피는 일러스트

2. 과세관청이 현미경 검증을 하는 4가지 주요 패턴

① 가공 세금계산서 수수 (가장 위험한 항목)

형식상으로는 별개 법인이지만 실질은 하나의 사업체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법인 간에 실질 없는 용역이나 재화 거래를 만들어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으면 과세관청은 이를 '가공 거래'로 판단합니다.

  • 검증 방식: 사업장 소재지, 직원 구성, 실제 업무 수행 내역, 자금 흐름을 조사합니다. 특히 계좌 이체 내역과 증빙이 일치하지 않으면 바로 타깃이 됩니다. 이는 단순 추징을 넘어 조세범처벌법에 따른 범칙조사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② 고·저가 거래 (이익의 부당 이전)

자회사에 물건을 싸게 팔거나, 반대로 비싸게 사주는 경우입니다. 대표님 입장에서는 '그룹 전체를 위한 경영 판단'일 수 있지만, 과세관청은 이를 '이익 분여'로 봅니다. 시가 산정 근거를 미리 준비해두지 않으면 과세관청이 설정한 가액으로 추징을 당하게 됩니다.

③ 공동경비 배분의 적정성

사무실, 창고, 인건비를 계열사가 함께 쓰는 경우 비용을 어떻게 나누고 계신가요?

  • 검증 방식: 과세관청은 배분 기준이 합리적인지(매출액 비율, 면적 비율 등), 그리고 그 기준이 사전에 설정되어 일관되게 적용되었는지 확인합니다. 특정 법인에 비용을 몰아주었다고 판단되면 그 즉시 비용 부인 처리가 내려집니다.

④ 매출채권 지연 회수 (간주 자금대여)

특수관계법인에 물건을 팔고 대금을 수개월, 수년째 받지 않고 있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과세관청은 이를 무상 자금 대여로 보아, 받지 않은 이자(현행 연 4.6%)를 수익으로 잡아 법인세를 물립니다.

계열사 간 거래 위험을 나타낸 일러스트

3. "단순 실행"과 "검증 통과"의 차이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나 단순한 조언만 듣고 실행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단순히 거래를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무조사 현장에서 과세관청의 날카로운 질문에 대응하고 그 논리를 방어해 본 경험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14년간 딜로이트 안진 등에서 대형 세무조사를 대응하며 과세관청이 어떤 데이터(NTIS, 신용카드 내역, 우편물 수취 현황 등)를 가지고 대표님의 거래를 들여다보는지 체득해 왔습니다.

'문제 된 적이 없는 솔루션'이 아니라, '조사 시점에 문제가 되지 않는 솔루션'을 갖추는 것이 진정한 절세의 시작입니다.

대표님이 지금 당장 확인하셔야 할 체크리스트

  1. 계열사 간 거래 단가가 제3자 거래와 비교해 30% 이상 차이 나지 않는가?

  2. 거래 단가 설정의 근거(감정평가서, 시가 비교 자료 등)를 문서로 남겨두었는가?

  3. 공동 사용 비용(임차료, 관리비 등)의 배분 기준이 사전에 서면으로 작성되었는가?

  4. 특수관계법인에 대한 매출채권 중 1년 이상 장기 미회수 잔액이 있는가?

  5. 실질적인 업무 수행 증빙(보고서, 이메일, 검수증 등)이 갖춰져 있는가?


특수관계인 거래는 쟁점이 넓고, 하나의 실수가 법인세와 소득세라는 '더블 추징'으로 연결됩니다.

"우리끼리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합니다. 거래 구조를 고민할 때부터 전문가와 리스크를 검토하는 것이 수억 원의 세금을 아끼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리스크를 정확히 아는 전문가, 감명 세무회계가 대표님의 든든한 방패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감명 세무회계 세무사 주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