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운영하는 많은 대표님이 세무사를 선택할 때 이렇게 생각하십니다.
"기장이나 잘해주고, 세금 신고나 제때 해주면 되지."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킨 일을 제대로 해주는 것은 세무사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일 뿐입니다.

대표님 옆에 있어야 할 세무사는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어제 제가 직접 겪은 간단한 일 하나를 말씀드릴려고 합니다.

사업자 등록 정정신청, 그냥 접수하면 끝일까요?

홈택스 사업자등록 정정신고서 서식

저희 고객사인 A법인이 사업장 소재지를 변경하게 됐습니다. 새로운 사무실 주소로 사업자등록 소재지 변경 신청을 접수했습니다.
일반적인 업무입니다. 이 정도는 어느 세무사 사무실에서도 다 해줍니다.

그런데 어제 오전, 관할 세무서 담당 조사관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이전하시는 곳이 공유오피스인 것 같은데, 계약서 보니까 임차료가 너무 저렴해요. 비상주 아닌가요? 업종을 보면 공유오피스에서 하실 만한 업종이 아닌 것 같아서요."
정중하지만 명확한 거절 신호였습니다.

과세관청은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가

조사관님은 이미 두 가지를 확인한 상태였습니다.

  1. 임대차계약서의 임차료 — 임차료 수준만으로도 실질 사용 여부를 1차 판단합니다. 지나치게 저렴한 임차료는 비상주 계약임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2. 업종 코드와 사업장의 불일치 — 해당 업종의 특성상 공유오피스를 사업장 소재지로 등록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점이 의심을 샀습니다. 과세관청은 '등록된 사업장에서 해당 업종의 실질적인 사업이 이루어지는가'를 봅니다.

이 두 가지가 맞물리면, 담당 조사관 입장에서는 승인을 내주기 어렵습니다.

조사관을 설득하는 것도 세무사의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세무사의 역할을 이렇게 생각하십니다.
과세관청에서 연락이 오면, 그 내용을 고객사에 전달하고 고객사가 알아서 해결하도록 안내하는 것.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화로 조사관을 설득하는 세무사 일러스트

조사관님의 전화를 받은 순간, 저는 메신저가 아닌 협상가로 움직였습니다.
조사관님 입장에서는 '저렴한 임차료 + 업종 불일치'라는 두 가지 의심 요소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해소해 드리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저는 A법인의 실제 업무 구조와 사업 현황, 그리고 왜 이 공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드렸습니다. 실제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정상적인 사업자라는 점도 함께 전달했습니다.

30분 가까이 통화하면서, 조사관님이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을 하나씩 해소해 나갔습니다. 조사관님도 무조건 거부하려는 것이 아니라 실질을 확인하고 싶으신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편법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을 입증하는 것이었습니다. 서로의 목적이 사실 같았습니다.

분위기는 조금씩 풀렸지만, 조사관님의 입장이 완전히 바뀌지는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먼저 제안했습니다.

조사관님, 그러면 실제 업무 현장 사진을 찍어서 보내드리면 어떨까요?

조사관님은 실질을 확인하고 싶었고, 저는 그 실질을 보여드릴 방법 제안한 겁니다.

막힌 상황에서 양측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돌파구를 만드는 것, 그것이 단순 업무 전달과 문제 해결의 차이입니다. 10년간 업무에서 저는 선배들에게 이렇게 배웠습니다.

조사관님은 "그러면 메일로 보내주세요"라고 하셨습니다. 메일 주소를 받고 즉시 고객사에 연락해 현장 사진을 받아 직접 전송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1시간 뒤, 사업자 등록 소재지 변경이 승인됐습니다.

만약 '업무 보조자'인 세무사가 이 일을 맡았다면

갈림길에서 서류를 건네는 세무사 일러스트

잠깐 다른 상황을 상상해 보시겠습니까.
만약 단순히 시키는 일만 하는 세무사가 이 일을 맡았다면 어땠을까요? 조사관님의 전화를 받은 뒤, 대표님께 이렇게 연락이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세무서에서 비상주는 안 된다고 합니다. 상주 가능한 사무실을 새로 구해오세요."

그것으로 끝입니다. 대표님은 다시 발품을 팔아야 하고, 상주 가능한 사무실을 새로 계약해야 합니다. 서울 도심 기준으로 상주 가능한 사무실 임차료는 최소 월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 비용은 고스란히 회사의 고정비 손실이 됩니다. 실질적인 업무는 그대로인데, 사업자 등록 하나를 위해 불필요한 비용을 매달 떠안게 되는 것입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비용이었습니다.

대표님이 세무사를 선택할 때 확인하셔야 할 사항

업무 현장 사진을 휴대전화로 전송하는 일러스트
  1. 담당자가 직접 과세관청과 소통하는가 — 세무사가 직접 대응하는 구조인지 확인하십시오

  2. 문제 발생 시 해결책을 먼저 제시하는가 — "안 된다"고 통보하는 세무사와 "이렇게 해결합시다"라고 먼저 나서는 세무사는 다릅니다

  3. 과세관청의 시각을 이해하고 있는가 — 조사관이 무엇을 의심하고 어떤 근거로 판단하는지 아는 세무사가 대응도 다릅니다

  4. 막힌 상황에서 스스로 돌파구를 찾는가 — 어제처럼 "사진을 보내드릴까요?"라는 한 마디 제안이 결과를 바꿨습니다. 지시를 기다리는 세무사와 먼저 움직이는 세무사의 차이는 결국 대표님의 사업 비용과 직결됩니다

이처럼 세무 업무는 서류를 제출하는 순간이 아니라, 문제가 생긴 그 순간에 진짜 실력 차이가 납니다.
시킨 일만 하는 업무보조자가 아닌,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세무사'를 옆에 두시는 것이 대표님의 사업에 훨씬 이익입니다.

감명 세무회계가 대표님과 함께하겠습니다.
주명섭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