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감명세무회계 대표세무사 주명섭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유독 마음이 무거운 주제가 있습니다. 상속세입니다. 연락을 주시는 시점이 대부분 장례를 막 치른 직후이기 때문입니다.
첫 질문은 거의 같습니다.
"뭐부터 해야 하나요? 그리고 저희도 상속세를 내야 하나요?"
오늘은 그 두 질문에 답하는 순서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인터넷에 잘못된 정보가 많은 "10억까지는 세금이 없다"는 말부터 바로잡겠습니다.
1. 가장 먼저 할 일 —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
돌아가신 분의 재산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자녀분들이 다 아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서 저는 사망신고를 하실 때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를 함께 신청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 무엇을 알 수 있나: 예금·대출·보험·증권 같은 금융거래, 토지와 건축물, 자동차, 국세와 지방세 체납, 각종 연금 가입 내역을 한 번에 조회합니다.
- 어떻게 신청하나: 주민센터 방문 또는 정부24에서 신청합니다.
- 언제까지: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1년 이내입니다.
- 결과는 언제: 항목마다 다르지만 신청 후 1~3주 정도 걸립니다.
이 결과가 나와야 상속재산의 윤곽이 잡히고, 세금이 나오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빚이 재산보다 많은지도 이때 확인합니다. 상속 포기나 한정승인은 기한이 따로 있으므로, 조회 결과가 늦어질 것 같으면 먼저 상담을 받아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2. 10억이냐, 15억이냐
한 분이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인터넷을 보니 배우자가 있으면 15억까지 괜찮다는데, 10억이라는 말도 있어서 헷갈립니다."
둘 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구조는 이렇습니다.
| 공제 | 금액 |
|---|---|
| 일괄공제 | 5억 원 |
| 배우자상속공제 | 최소 5억 원, 최대 30억 원 |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상속받는 보통의 경우, 배우자가 실제로 얼마를 받든 최소 5억 원은 공제됩니다. 그래서 일괄공제 5억 원과 합쳐 총 10억 원까지는 상속세가 나오지 않습니다. 안전하게 기억하실 숫자는 이 10억 원입니다.
그럼 15억 원은 어디서 나온 숫자일까요. 배우자상속공제는 배우자가 실제로 상속받은 금액을 기준으로 늘어납니다(법정 상속지분과 30억 원 한도 안에서). 그래서 배우자에게 상속분을 더 배분하면 공제가 5억 원보다 커지고, 재산이 15억 원 정도라도 세금이 0원이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말로만 몰아주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기한 안에 실제로 분할을 마치고 신고까지 해야 그 공제를 받습니다. 등기와 예금 명의까지 정리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3. 배우자에게 몰아주는 것이 늘 유리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2차 상속입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며 어머님께 재산을 몰아드리면 1차 상속에서는 세금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그 재산은 어머님이 돌아가실 때 다시 상속됩니다. 그때는 배우자가 없으므로 배우자공제가 없습니다. 일괄공제 5억 원만 남습니다.
실제로 이런 상담이 있었습니다. 먼저 돌아가신 배우자의 재산을 물려받아 보유하시던 분이 돌아가셨고, 상속인은 자녀들뿐이었습니다. 재산은 현금 약 15억 원이었습니다.
- 공제는 5억 원뿐이므로 과세표준은 10억 원
- 산출세액은 약 2억 4,000만 원, 기한 내 신고로 3%를 공제받으면 약 2억 3,280만 원
부동산 감정평가도 필요 없는 단순한 상속인데도 세금은 작지 않았습니다. 1차 상속을 설계할 때 2차 상속까지 같이 계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4. 신고기한은 6개월, 세금이 0원이어도 신고가 나을 때가 있습니다
상속세 신고·납부기한은 상속개시일(사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입니다. 기한 안에 신고하면 산출세액의 3%를 공제받습니다.
"세금이 안 나오면 신고 안 해도 되나요?"라는 질문도 자주 받습니다. 납부할 세액이 없으면 신고하지 않아도 가산세 같은 불이익은 없습니다. 다만 저는 이런 경우에는 신고를 권해 드립니다.
- 부동산이 있는 경우: 상속받은 부동산을 나중에 팔 때, 상속 당시 평가액이 취득가액이 됩니다. 신고로 평가액을 남겨두면 훗날 양도세에서 유리해질 수 있습니다.
- 형제간 분배가 법정 지분과 다른 경우: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붙여 산출세액 0원으로 신고해 두면, 나중에 "왜 이렇게 나눴느냐"는 질문에 답할 근거가 됩니다.
5. 부모님 예금, 형제끼리 나누면 증여세가 나올까
가장 자주 받는 실생활 질문입니다. 어머님이 돌아가신 뒤 4남매 중 한 분이 예금을 본인 계좌로 모아 형제들에게 나눠 보낸 사례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증여로 몰리지 않을지 걱정하셨습니다.
기준은 돈이 움직인 시점이 사망 전이냐 후냐입니다.
- 사망 이후 인출·분배: 상속재산을 나누는 절차로 봅니다. 법정 지분과 다소 다르게 나누어도 상속인들의 협의로 정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 사망 이전 인출: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세법은 상속개시 전 1년 이내 2억 원, 2년 이내 5억 원(재산 종류별) 이상을 처분·인출했는데 용도가 분명하지 않으면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해 상속재산에 더합니다.
그래서 "치료비와 간병비로 썼다", "생활비로 드렸다"는 설명을 자료로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원비 영수증, 간병비 이체 내역처럼 흔적이 있으면 소명이 됩니다. 현금으로만 오간 돈은 나중에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6. 상속세 조사는 '잔액'이 아니라 '흐름'을 봅니다
상속세는 신고로 끝나지 않고 세무서의 검토가 뒤따르는 세금입니다. 그리고 조사에서 가장 많이 보는 것이 돌아가신 분 계좌의 과거 거래내역입니다. 보통 10년 치를 확인합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 사전증여 합산: 돌아가시기 전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재산에 합산합니다(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준 것은 5년).
- 추정상속재산: 앞서 말씀드린 인출 내역 확인입니다.
그래서 신고 전에 계좌를 미리 검토합니다. 사전증여가 있었다면 그 내역을 반영해 신고하는 편이, 조사에서 드러나 가산세까지 무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반대로 깎아주는 항목도 꼭 챙기셔야 합니다. 돌아가신 분이 남긴 대출과 임대보증금, 그리고 아직 내지 않은 세금(예: 사망 전 양도로 발생한 양도소득세)은 채무로 공제됩니다. 실제로 미납 양도소득세를 상속세 신고에 반영해 과세가액을 줄인 사례가 있었습니다.
7. 상속이 임박한 시점의 '절세'는 대부분 역효과입니다
고령의 부모님 재산을 미리 정리하고 싶다는 상담도 많습니다. 자녀 명의로 전세보증금을 설정하거나, 급히 법인을 만들어 부동산을 넘기거나, 고가의 물건을 사두는 방법을 권유받으셨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저는 고령의 부모님인 경우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상속세 조사는 사망 전 10년의 자금 흐름을 봅니다. 설명되지 않는 이전은 결국 상속재산으로 되돌려져 과세되고, 그 과정에서 가산세까지 붙습니다.
대신 이런 것들을 말씀드립니다.
-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을 고려해 세부담이 낮은 시점에 정리하기
- 부모님 생활비·간병비처럼 실제 지출은 증빙을 남겨 두기
- 세금 낼 현금이 부족하다면 납부 재원을 미리 설계하기(분납·연부연납, 담보대출 가능 구조, 보험 등)
특히 마지막이 중요합니다. 부동산은 많은데 현금이 없어 세금을 못 내는 상황이 실제로 자주 생깁니다.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이라면, 지금부터 납부 재원을 함께 계획하셔야 합니다.
마치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사망신고와 함께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부터 신청하십시오.
- 배우자가 있으면 10억 원까지는 대체로 세금이 없고, 배분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 배우자에게 몰아주는 선택은 2차 상속까지 계산한 뒤 결정하십시오.
- 신고기한은 6개월, 기한 내 신고하면 3%를 공제받습니다.
- 예금 인출은 사망 전후에 따라 취급이 다릅니다. 사용처 증빙을 남기십시오.
상속은 대부분 처음 겪는 일이고, 슬픔이 가시기 전에 기한이 다가옵니다. 어떤 서류부터 챙겨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편하게 연락 주십시오.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는 가족의 몫이지만, 세금이 얼마나 나오고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저희가 정리해 드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