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감명세무회계 대표세무사 주명섭입니다.
법인 대표님과 임원 퇴직금 이야기를 하다 보면 거의 예외 없이 이 말이 나옵니다.
"저희는 정관에 3배수로 규정해 놨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되묻습니다. "그 정관, 마지막으로 손보신 게 언제입니까?"
임원 퇴직금은 제가 상담에서 가장 자주 받는 법인 주제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항목만큼 "규정만 있으면 된다"는 오해가 굳어 있는 분야도 드뭅니다. 오늘은 퇴직금을 실제로 지급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셔야 할 것들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한도가 하나가 아니라 둘입니다
가장 먼저 잡고 가야 할 구조입니다. 임원 퇴직금에는 성격이 다른 두 개의 한도가 걸립니다.
| 구분 | 무엇을 정하나 | 한도 | 넘으면 |
|---|---|---|---|
| 법인세법 | 회사가 비용으로 인정받는 범위 | 정관에 정한 금액. 정관에 없으면 퇴직 전 1년 총급여 × 1/10 × 근속연수 | 손금불산입 + 상여 처분 |
| 소득세법 | 개인이 퇴직소득으로 과세받는 범위 | 퇴직 전 3년 총급여 연평균환산액 × 1/10 × 근속연수 × 배수 | 초과분은 근로소득 |
(법인세법 시행령 제44조, 소득세법 제22조 제3항)
이 둘은 서로 별개입니다. 여기서 실무상 가장 중요한 결론이 나옵니다.
정관에 지급 규정이 있어서 회사 비용으로는 전액 인정받았는데, 개인은 그 돈을 근로소득으로 과세받는 상황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퇴직소득은 근속연수공제와 연분연승이라는 별도 계산 구조 덕분에 세부담이 크게 낮습니다. 반면 근로소득으로 재분류되면 그해 다른 소득과 합산되어 누진세율을 정통으로 맞습니다. 같은 금액을 받았는데 세금이 몇 배로 갈립니다.

2. 3배수는 이제 2배수입니다 — 그리고 기간을 잘라서 계산합니다
소득세법상 퇴직소득 인정 배수는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 2012.1.1 ~ 2019.12.31 근속분 → 3배
- 2020.1.1 이후 근속분 → 2배
- 2011.12.31 이전 근속분은 별도 계산 방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이런 상담이 있었습니다. 정관에 3배수 규정을 그대로 두고 그대로 지급했는데, 2020년 이후 근속분에 대해서는 2배를 넘는 1배분이 근로소득으로 재분류된 사례입니다.
주의하실 점은 여기서 법인 비용은 부인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관 규정에 따라 지급했으니 회사 손금은 그대로 인정받습니다. 타격은 개인 쪽에만 옵니다. 그래서 회사 담당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하는데, 대표님 개인 세금만 크게 늘어나는 그림이 만들어집니다.
흔한 오해 — "퇴직 직전에 연봉을 올리면 되지 않나요"
실무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대목입니다. 질문은 이렇게 들어옵니다.
"2019년 이전에는 연봉이 낮았습니다. 퇴직 직전의 높은 연봉을 기준으로 전체 근속기간에 2배수를 적용하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각 구간은 그 시점의 실제 급여 수준을 기준으로 나누어 계산해야 합니다. 2019년 개정 자체가 퇴직 직전에 급여를 인위적으로 올려 퇴직금을 부풀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직전 연봉 일괄 적용이 허용된다면 개정 규정이 아무 의미가 없어집니다.
급여를 계단식으로 올려 설계하면 통과할 것이라는 조언을 들으셨다면, 그 설계는 세무조사에서 그대로 부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정관 문구 하나가 규정을 통째로 무력화합니다
정관에 규정이 있다고 다 인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실무에서 실제로 문제가 된 문구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1) "O배수 이내" 배수를 명확히 못 박지 않고 "3배수 이내에서 이사회가 정한다"처럼 써두면, 그 규정은 실질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는 것으로 볼 여지가 생깁니다. 규정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습니다. 배수는 특정 숫자로 확정해 두고, 실제 지급은 그보다 적게 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2) 등급별 차등 지급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직 임원에게 등급을 매겨 특별공로금을 차등 지급하려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결론은 인정받기 어렵다였습니다. 퇴직금 지급 규정이 인정되려면 모든 임원에게 공통으로 적용되고, 계속·반복적으로 운용되며, 특정인에게 임의로 배율을 높이는 여지가 없어야 합니다. 등급을 매기는 순간 그 임의성이 드러납니다. 등급 산정 근거를 아무리 문서화해도 이 성격 자체는 지워지지 않습니다.
(3) 특정인만 충족 가능한 조건 "근속 40년 이상인 임원에게 특별위로금을 지급한다" 같은 조항도 같은 문제입니다. 회사에 그 조건을 충족할 사람이 한 명뿐이라면, 형식은 일반 규정이지만 실질은 특정인을 겨냥한 조항입니다. 모든 임원에게 열려 있는 문구로 고치면 인정 가능성이 생깁니다.
(4) 소급 개정 "3년 전 급여 기준으로 정관을 바꿔서 유리하게 계산하면 되지 않나"는 아이디어도 나옵니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해 보여도 실무적으로는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임원 퇴직급여는 세무조사에서 특히 엄격하게 보는 항목이고, 무리한 소급 개정은 부당행위·손금부인 다툼을 자초합니다.
4. "퇴직"이 아니면 퇴직금도 없습니다 — 현실적 퇴직 요건
정관도 배수도 다 맞췄는데 막히는 지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실제로 퇴직했다고 볼 수 있는가입니다.
감사 임기가 끝나면서 곧바로 등기이사로 재선임된 임원의 퇴직금을 정리하려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겸직 구조가 바뀌면서 원 소속 회사의 급여가 줄어 퇴직금이 크게 축소되는 상황이었는데, 중간정산으로 해결할 수 있느냐는 문의였습니다.
답은 불가였습니다. 등기임원 지위가 감사에서 이사로 끊김 없이 이어진 것이라 현실적 퇴직으로 보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임원의 퇴직급여 중간정산은 무주택자의 주택 취득, 본인·부양가족의 3개월 이상 요양, 천재지변 등 법령이 정한 사유에 해당할 때만 현실적 퇴직으로 인정됩니다. 예전에 널리 쓰이던 '연봉제 전환' 사유는 지금은 쓸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 번 중간정산을 받으셨다면, 그 이후 기간에 대해 다시 퇴직금을 쌓아 지급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중간정산 당시 "이후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약정이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고, 무리하게 재지급하면 업무무관 가지급금으로 재구성될 위험이 있습니다.
5. 명예퇴직금·위로금도 같은 한도 안에 들어갑니다
실무자들이 자주 틀리는 부분입니다.
"명예퇴직금은 기타소득으로 단일세율 원천징수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명예퇴직금도 퇴직을 원인으로 지급되는 금전이므로 세법상 퇴직소득의 정의에 들어갑니다. 계산 순서는 이렇습니다.
- 법정퇴직금 + 명예퇴직금 합계액을 구한다
- 소득세법상 퇴직소득 한도를 계산한다
- 한도 이내 금액 → 퇴직소득, 초과 금액 → 근로소득으로 나누어 원천징수한다
단일세율로 떼고 끝냈다가는 원천세 과소신고로 이어집니다. 회사가 원천징수의무자이므로 책임도 회사에 옵니다.
6. 퇴직연금(DC형)으로 쌓고 계신다면
DC형 퇴직연금으로 매달 불입하는 방식도 짚어두겠습니다.
- 정관이나 내부 규정이 없어도, 급여의 12분의 1 수준까지는 임원 퇴직금으로 손금 인정을 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일부 임원만 불입하거나 불입 시기를 늦춰도 법인세법상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손금 인정의 취지 자체가 법인 밖으로 자금을 적립하도록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12분의 1을 넘겨서 더 쌓으시려면, 정관 또는 정관의 위임을 받은 내부 규정에 배수를 명확히 정해두셔야 합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소득세법상 퇴직소득 한도는 퇴직 시점에 실제로 수령하는 총액을 기준으로 봅니다. 즉 운용수익까지 포함됩니다. 불입할 때는 한도 안이었는데 수익이 붙어 퇴직 시점에 한도를 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배수 산정 기준도 갈립니다. 정관에서 "상여를 제외한 기본 보수 × 배수"로 적립하도록 정했다면 법인세법상 손금은 그 방식대로 인정받습니다. 그러나 소득세법상 배수 판정은 상여를 포함한 총급여 기준으로 별도로 계산됩니다. 두 숫자가 다른 것이 정상입니다.
7. 합병·조직재편이 있었다면 지급 주체를 보십시오
2019년에 합병한 회사에서, 피합병법인 시절 퇴직금을 정산하지 않고 그대로 재임한 임원의 퇴직금 규정을 어디에 맞춰야 하느냐는 문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원칙은 간단합니다. 근속연수는 승계해 통산할 수 있고, 적용할 지급 규정은 실제로 퇴직금을 지급하는 주체, 즉 합병법인의 정관(또는 주주총회 결의) 기준을 따릅니다.
M&A나 조직재편을 앞두고 계시다면 실사에서 반드시 나오는 항목이 임원 퇴직금 규정입니다. 정관이 정비되어 있지 않으면 거래 조건에 영향을 줍니다.
마무리 — 지금 확인하실 다섯 가지
- 정관의 배수가 지금 기준에 맞습니까.
- "이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지 않습니까. 숫자를 확정하십시오.
- 특정인만 충족할 수 있는 조건이 들어 있지 않습니까.
- 퇴직금이 두 개의 한도를 각각 통과합니까. 회사 비용과 개인 소득구분은 별개입니다.
- 중간정산 이력이 있습니까. 있다면 당시 약정 문서부터 찾으셔야 합니다.
임원 퇴직금은 지급하고 나서는 손을 쓸 수 없는 항목입니다. 원천징수가 끝나고 지급명세서가 제출된 뒤에 저희를 찾아오시면, 할 수 있는 일은 경정청구 여부를 따져보는 것 정도입니다.
반대로 지급하기 1~2년 전에 정관과 급여 구조를 함께 보면 선택지가 상당히 넓습니다. 저는 대기업 세무조사 대응과 세무진단을 담당하면서 이 항목이 조사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반복해서 봤습니다. 정관 정비부터 한도 시뮬레이션, 지급 시점 설계까지 한 흐름으로 봐드릴 수 있습니다.
대표님 퇴직을 5년 안에 생각하고 계신다면, 지금이 정관을 열어보실 시점입니다. 편하게 연락 주십시오.